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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PORT/역사와 문화, 여행, 건강

[뉴욕을 먹다] 책 리뷰

by 라뽀비 2023.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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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의 여신상을 페리를 타고 보았다. 좋았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뉴욕의 멋진 뷰를 한눈에 담아 본 것도 좋았다. 소호 거리를 걷고 센트럴 파크도 걸었다. 역시 좋았다. 그냥 피곤했는데 괜찮고 또 좋았다. 뉴욕이니까!!

 하지만 정작 먹은 게 없다. 누군가가 나에게 뉴욕 여행 후 가장 아쉬웠던 것을 꼽으라면 당연 음식이다. 어른과 함께 하는 여행이 늘 그랬던 것 같은데 그냥 한식이다. 무조건!! 조식을 제외하고 점심도 한식, 저녁도 한식이였다. 그나마의 성과라면 내가 가 본 뉴욕의 한식당들은 정말 맛있었다. 메뉴 구성, 맛, 분위기 다 만족하며 먹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쉬움은 남지만 후회는 또 없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일까?

 

 어쨌든 나는 치폴레나 첼시마켓 랍스터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이 음식들은 의도하지 않고 일정을 소화하다가 얻어 걸린 케이스이다. 하지만 진짜 뉴욕의 찐음식들, 예를 들면 보기만 해도 배부를 비주얼의 베이글이나 버거, 바비큐, 특히 윙이나 립에 사이드는 프렌치프라이 등등 기름기 가득한 그런... 음식을 원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여행 일정동안 다 못 먹을만큼!! 먹고 싶었던 식당 리스트가 분명하게 존재했다. 하지만 기를 쓰고 먹기에는 동선이 애매하거나 이미 배가 불렀거나 여행 일정이 길지 않아서 등등 수많은 이유가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뉴욕 현지 음식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래서 이 책을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손이 먼저 나갔다. 경험 후 아쉬웠던 부분을 아주 콕 짚어주는 책을 만났다. 음식을 먹어야만 알 수 있는 진짜 뉴욕이 있다는 데, 뉴요커의 하루를 따라 일상의 음식인 베이글, 커피, 샌드위치, 햄버거를 먹으면서 뉴욕의 역사까지도 읽게 해준다는 데 손이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 책 저자의 직업은 요리사이고 요리하는 것만큼 식문화가 가진 역사적 배경을 알아가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실제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관해 글을 쓰는 데 회의를 느껴 미국으로 유학을 간 이력이 있다. 그래서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살아봤고 경험해 봤으니까 말이다.

 

 뉴욕을 먹다에서는 뉴요커가 일상에서 즐기는 음식과 뉴욕에 녹아든 세계의 음식, 그리고 뉴요커의 소울푸드를 소개하고 있다. 여러 음식들 중에서 목차의 첫 번째로 나온 음식은 베이글이다. 그럴 줄 알았어!! 뉴욕하면 베이글, 베이글하면 뉴욕이라는 공식이 이미 내 머릿속에 박혀있었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는 미국인들의 커피, 아메리카노에 대한 역사와 미국인의 커피 사랑 등이 이어진다. 햄버거 역시 뉴욕을 빼놓을 수 없고, 언제 어디서나 감자를 사랑하는 미국인의 포테이토칩과 프렌치프라이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 그리고 피자가 있다. 또, 다양한 인종이 사는 뉴욕답게 일본, 무슬림, 멕시코, 중국까지 여러 나라들의 식문화에 대해서도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비큐와 스테이크로 이어진 이야기가 브루어리의 천국인 뉴욕답게 맥주로 마무리된다.

 

 각각의 음식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 즉 어떤 상황에서 이 음식을 먹기 시작했나? 또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 각각의 음식별로 유명한 식당들과 이들은 비교하거나 하는 식의 내용들인데 생각보다 술술 책장이 넘어갔다. 

 

 예를 들면, 미국인이 에스프레소를 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를 점령한 미군을 통해서라고 알려져 있는데 에스프레소의 진한 맛에 익숙하지 않았던 미군들은 커피에 물을 타서 연하게 마시기 시작했고 이렇게 마시게 된 커피를 아메리카노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나 뉴요커들이 출근길에 마시는 커피는 스타벅스와 던킨도너츠로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는 등이다.  배경적인 설명과 현재 뉴요커들의 하루를 따라가며, 이들이 어떤 브랜드를 먹고 있고, 왜 먹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설명해준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여행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그냥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문화와 접목해서 풀어나가는 접근 방식이 좋고, 해당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 이름과 주소가 곳곳에 적혀있거나 사진도 많아서 볼 거리도 많은 점이 매력적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당장 먹으러 떠나고 싶다. 도서의 카테고리가 여행이 아니였던 것 같은데, 책의 이런 구성들은 여행책자처럼 편하게 다가온다. 어쨌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음식에 대한 문화적 견문을 넓히고 책에 나온 식당의 이름을 보면서 아!! 여기는 지난번에 리스트에 있었지만 못 갔던 곳이였다며 과거 여행을 상기하며 추억에 잠겼고 더 나아가 다음 여행을 위한 리스트에 저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가고 싶은 식당 리스트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 

 

 

출처: 김한송(2023), 뉴욕을 먹다, 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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