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하는 중고거래에서
최근에 하나의 상품을 중고거래 카페에 올렸는데요, 바로 구매자들이 나타났습니다. 매우 빠르게 연락들을 주셔서 어리둥절했으나 처음 연락 온 분께 구매의사를 물어봅니다. 구매의사가 있답니다. 다만, A라는 곳에 판매하려는 중고품을 등록해 달라고 합니다. "A는 제가 구매결제하면 계좌로 바로 돈을 받는 플랫폼입니다. 우리 애들 용품 자주 거래하던 곳인데 모아놓은 페이가 있어서 그거랑 같이 사용하고 싶습니다."라고 하면서 6만 원에 가까운 포인트가 내일이면 사라진답니다. 그래서 3만 원을 더 주겠답니다. 갑자기 혹합니다. A를 검색해 봅니다. 허접합니다. 갑자기 현타가 옵니다. 그나저나 왜 내가 번거롭게 A에 가입해서 등록까지 해야 하는가? 저는 두 번째 연락 온 사람과 거래하기로 하고 정중하게 거절합니다.
두 번째 구매의사를 밝힌 분은 번거롭게 죄송하다는 매우 예의 바른 멘트를 날리며 "평상시에 아이 분유도 여기서 구매하고 있는데, 포인트가 많이 쌓였는데 오늘 소멸되니 추가로 3만 원을 더 드릴게요. C에 등록해 주세요." 뭐지? 일 년에 한 번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저는 새로운 트렌드인가를 고민합니다. 내가 뒤쳐지고 있는 것인가?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그래도 번거롭습니다.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세 번째 연락 온 분께 구매의사를 물어봅니다. 종이에 판매자의 닉네임을 적어 사진을 찍어 보내달랍니다. 바로 보내줍니다. 그리고 B에 상품등록을 해달랍니다. 링크도 보내줍니다. 이제야 이상함이 감지되었습니다. 나에게는 구매의사를 가진 분들이 더 있으니 과감히 넘어갑니다.
네 번째 분께 구매의사를 물어봅니다. 있답니다. 그러나 D에 등록해 달랍니다. 앞에 분들도 뭘 가입해서 등록해 주면 사겠다고 하였으나 거절한 것을 말했더니... 꺼지랍니다. 아, 이 무슨 무례하고 매너 없는 사람이란 말인가!! 어이없음에 바로 다섯 번째 연락 온 사람에게 단도직입으로 묻습니다. 당신도 사이트에 가입하는 방법으로 중고품을 살 것인가요? 대답이 없습니다. 그렇게 뒷사람까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한 채로 꺼지라는 얘기만이 귓가를 맴돌며, 중고품 팔기를 포기하고 등록된 상품을 삭제합니다.
그리고 찾아봅니다. 이 상황에 대하여 파악을 하고 싶었습니다. 사기임을 알고 오싹해집니다. 돈을 더 준다는 말도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걸 방해한 요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일을 겪은 후 중고품 거래를 좋아하는 지인에게 에피소드를 알려줍니다. 그도 그 이후 중고거래에서 일괄구매하겠다는 것에 저의 이야기를 잠시 잊고 흔들렸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기의 일반적인 수법:
- 상품이 등록되자마자 빠르게 연락 옴 - 중고나라
- 다른 사이트를 언급하면서 등록을 요청함 - 사이트는 매번 다름
-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핑계를 댐 - 본인이 해당 사이트에 포인트를 많이 가지고 있으며, 판매자에게는 포인트 결제하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안심시키기도 함
- 개인 정보를 탈취하거나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임 - 회원가입을 유도해 개인 정보를 탈취하고 판매자에게 먼저 돈을 입금하라고 요구하거나 가짜 안전 거래 시스템을 통해 결제를 유도한 후, 돈을 가로채는 수법 등 다양함
- 연락이 두절됨 - 판매자가 돈을 입금하거나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연락을 끊고 잠적한다고 함
실제 사기 후기 및 사례:
"다른 사이트에 올려달라더니 보증금을 요구하네요. 사기 같아요." - 중고나라 카페 게시글
"포인트로 결제한다고 해서 이상했는데, 역시나 돈을 보내니 연락이 없네요." - 온라인 커뮤니티 후기
"OO페이라는 사이트에 가입하라고 해서 가입했더니, 수수료 명목으로 10만 원을 입금하라고 했습니다." - 뉴스 기사 제보
"마일리지가 있어서 그걸로 산다고 접근해서, 다른 사이트에 물건 등록했더니 갑자기 계좌가 묶였다면서 돈을 더 보내라고 하더라고요." - 유튜브 댓글
세상엔 사기들이 점점 소비자 심리를 자극하는 쪽으로 진화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사이트를 등록해야 하는 귀찮음이 선행되지 않았다면 사기를 당했을 수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굉장히 알뜰하게 소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어필하며 동조심리를 자극하고 또는 누구나 포인트 소진기간이 다가왔을 때 이성적이지 못한 소비를 유발한 경험을 악용하는 것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고요. 결국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어떤 상황에서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낯선 시스템은 반드시 두드려보고 웬만하면 거절하고, 어떤 이유로든 돈을 입금하라는 요구에는 응하지 말고, 개인 정보나 금융 정보의 보안을 위해 신경 써야 하고, 거래 전에는 거래자의 이력이나 연락처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안전한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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