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힐링이라고 하는 것은 몸과 마음의 치유와 회복을 의미한다. 어느 휴일에 단순하게 '아, 힐링하고 싶어.'라는 말이 무심히 튀어나왔다. 힐링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날의 나는 집에서 쉬거나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면서 릴랙스 하는 것보다는 마음이 단단하게 채워지는 치유가 더 필요했던 것 같다. 딱히 좋은 수가 떠오르지 않아서 서점에 갔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바로 데리고 왔다. 그렇게 곰돌이 푸가 예쁘게 그려진 이 작은 책은 나의 힐링템이 되었다. 책장 한켠에 이 책이 있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이 책은 제목부터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니!!
나의 환경은 늘 빨리빨리의 연속이다. 진행과정도 결과도 서둘러서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늘 쫒기듯 살아가고 그래서 더 조급하다. 한 번에 실수로도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할 일들이 투성이라 늘 예민하다. 그렇게 살다 보니 너무 당연하게 이런 일상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런데 곰돌이 푸는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한다.
곰돌이 푸는 꾸밈없이 순수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본다. 서두르지 않는다. 늘 여유롭고 느릿느릿 숲속을 거닌다. 인생의 위기들을 이렇게 여유 있게 천천히 웃어넘긴다. 곰돌이 푸처럼 산다는 건 뭘까? 에 대한 물음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푸는 느리더라도 조금씩 앞으로 걸어가보라고 한다. 기뻐하는 마음으로 베푸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겉을 치장하기보다는 솔직하게 진심을 전하라고 한다. 주변의 말에 휩쓸리지 말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고 내 마음을 온전히 들여다보는 사람이 되어야 끝없는 흔들림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다고 말한다. 진심으로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주변 사람을 사랑하고 친구를 존중하며 한결같이 겸허한 자세로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마음을 다잡아 나아가라고 말한다. 배운 것은 흘러가도록 두지 말고 생각하고 실천하라고 한다. 하나를 배우면 그다음은 행동을 하라고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움츠러들지 말고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지 말라고 한다. 다른 사람을 용서하면 나도 더 행복해지기 때문에 나에게는 엄격하지만 타인에게는 너그러워야 한다. 즐거움과 행복은 마음속에 있고 마음이 잡히지 않을 때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고 말한다.
우리에게는 늘 공부가 필요하고 인생의 지혜가 담긴 좋은 책을 가까이하라고 한다. 어떤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 태도로 진실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한다.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으니 이를 목표로 삼고 노력하는 것도 좋다. 겉으로 보이는 타인의 행복에 흔들리지 말아라.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면, 책을 통해 타인의 인생을 경험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배움을 채우고,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한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한다.
남들이 뭐라고 하건 내 길을 간다면 지금 노력한 대가는 언젠가 나를 찾아올 것이고, 작은 노력들이 쌓여가면 행복에도 곧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사소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내가 힘든 일이 생길 때일수록 더욱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라고 말해준다.
푸는 친구에게 곤란한 일이 생기면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가 도와준다. 철학적이고 감동적인 말들도 많이 한다. 단순한 문제해결이 아닌 본질을 꿰뚫는 모습이 있다. 단순하고 솔직한 성격은 우리에게 삶의 자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일을 하고 있는 거야', '기분이 우울해질 것 같아도 걱정하지 마. 그냥 배고픈 걸지도 몰라.'라고 말해준다. 쉽고 단순한 푸의 말에는 감동이 있다.
이 책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따뜻하다. 많이 따뜻하게 마음을 감싸주는 책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푸와 친구들이 페이지마다 등장해서 포근한 감성을 더한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 짓게 만드는 책이다. 그림들과 함께 전달하고자 하는 문장들은 짧고 간결하다. 하지만 그 내용은 무게감이 있고 뭔가 찡한 울림을 주는 내용들이 적지 않다. 인생의 위기들을 여유롭게 웃어넘기는 푸의 모습에서 인생의 태도를 배운다.
그래서일까? 책을 보는 동안 내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로를 받게 된다. 우리의 인생은 나아갈 날이 많다. 조금 느긋하게 나아가는 것이 결코 뒤처지는 것은 아니라고 얘기해 주는 푸가 있어서 말이다.
출처: 곰돌이 푸(2010),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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